미국 연준회의(FOMC)는 수요일 새벽 4시에 열립니다. 투자자와 관계자들은 이 회의의 결과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와 어떤 측면에서 봐야할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회의의 결과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는 금리 인상 사이클의 끝이 될 수 있는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연준은 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상 여부보다는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준은 금리를 결정하기 위해 물가와 실업 등 경제적 측면을 주로 고려합니다.
1. 경제 지표
지난 주말 연준의 핵심 물가지표 중 하나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됐습니다. 핵심 PCE 물가 지수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개인 소비 지출을 의미합니다. 3월 핵심 PCE 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4.6% 상승했습니다.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했을 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4.5%)도 웃돌았습니다. 또 임금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고용비용지수(ECI)도 전 분기보다 1.2% 올랐습니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1.0%)를 웃돌았습니다. 아직 가격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데다 임금도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상황을 "멈추기에는 너무 덥다"(Too hot to short)고 묘사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금융안정 문제가 불거지자 한때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다만 현재로선 5월 회의에서 0.25%p의 금리 인상이 확정됐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회의를 이틀 앞두고 시장에서는 이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80%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의 기대에 어긋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파월 의장의 입장을 감안할 때 연준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금융 안정성 문제
연준은 물가를 유지하고 고용시장을 안정시킨다는 목표 외에도 최근 또 다른 과제인 '금융 안정성'을 들고 나왔습니다 통화 정책을 시행할 때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며칠간 퍼스트퍼블릭의 파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SVB 사태 이후 미국 주요 11개 은행들은 300억 달러를 긴급 입금하면서까지 이를 지키려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주 실적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이미 은행이 자생력을 잃었다고 판단한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미국 은행들과 달리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 40% 이상(최고치 대비 97% 하락) 떨어졌고, 5월의 첫날인 오늘 퍼스트 리퍼블릭은 영업을 접고 JP모건의 통제를 받게 됐습니다.
퍼스트 리퍼블릭의 운명에 대해서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2주 전 발표한 은행 규제 관련 정책 입안자들에게 조언한 내용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의역하면, "모든 작은 은행들이 파산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형 은행들이 파산하지 않고 은행 시스템까지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은 퍼스트 리퍼블릭을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파산 은행이 되었습니다.
3. 내부적으로 정치적인 문제
FOMC 회의를 앞두고 결정적인 힌트를 준 닉 티미러스 WSJ 기자가 지난 주말에 작성한 심층 기사도 살펴볼만 합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뒤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 된 브레인어드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제목은 "라엘 브레인어드의 백악관 도전"입니다 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와 물가 안정성 문제는 연준뿐 아니라 백악관에도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 기사는 브레인어드 국장의 최근 주장이 현실화된 사례가 있기때문에 백악관 내에서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그는 4년 전, 브레인어드가 연준(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 있을 때 당시 1000억~2500억달러 규모의 중견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가 언젠가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은행 규제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SVB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부터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금리를 계속 빠르게 올리면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즉, 이 기사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 연준과 금리 인상을 중단하려는 백악관의 묘한 신경전을 그린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한 뒤 파월 장관은 어떻게 할까요? 투자자들의 관심이 불가피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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