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3. 6. 12. 08:03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골프 합병?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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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미국의 골프 투어인 PGA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만든 골프 투어인 LIV가 합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프로 PGA 선수들도 트위터에 올라온 소식을 알고 인터뷰를 했는데, 전격적으로 합병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골프계는 큰 소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PGA는 전 세계 골프를 대표하는 미국 투어이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만, 리브는 생소한 이름입니다. 그럼에도 합병이 큰 영향을 미친 이유는 그동안 두 투어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 워낙 시끄러웠기 때문입니다. 사우디가 2021년 미국프로골프(PGA)를 상대로 국부펀드(PIF)를 동원해 이른바 슈퍼골프리그(SGL)를 출범시키겠다는 발표가 발단이 됐습니다.

 


인권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시도?: 사우디의 발표는 소위 '스포츠 워싱*'의 일부였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집권한 뒤 발생한 반체제 언론인 암살과 인권 탄압을 취재하기 위해 스포츠에 오일머니를 적극 투자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인수와 국내 축구 리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영입도 연장이었습니다.

스포츠세척 : 특정 국가 또는 단체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스포츠 행사 개최, 스포츠팀 운영 또는 후원 등

 


자금력으로 밀어붙인 사우디 골프투어 '2~3회 우승': SGL은 2022년 6월 리브로 이름을 바꿔 정식 출범했습니다. 천문학적인 이적료와 상금을 제시했는데, 대회당 총 상금은 2500만 달러, 대회당 400만 달러로 대부분의 PGA 대회보다 2~3배 많고 최저 상금은 12만 달러입니다. 더스틴 존슨, 케빈 나, 세르히오 가르시아, 이안 폴터, 필 미켈슨, 리 웨스트우드 등 48명의 정상급 선수들이 여전히 출전한 이유입니다.


PGA: '사우디 골프 투어 참가 중단' 중징계에 위기감을 느낀 PGA의 반응이 강했습니다 리브에 참가한 선수들은 PGA 투어에서 출장 정지를 당했습니다. 한때 세계 1위였던 더스틴 존슨을 포함한 몇몇 선수들은 스폰서 계약이 종료되었습니다. 리브를 선택한 선수들도 사우디 인권 문제에 대한 언론의 끈질긴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시 상황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PGA에 관한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풀 스윙에 매우 잘 담겨 있습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컷오프 탈락과 프로골퍼로서의 경력, 리브를 선택하는 과정, 언론의 끈질긴 문제 등을 고민했던 이안 폴터의 경험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리브가 정식 출시된 이후 PGA뿐 아니라 리브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입니다. PGA의 경우 프로선수를 잡기 위해 대회별 상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금 확보가 어려웠습니다. 투어 자체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낮았기 때문에 LIVE가 스폰서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시청률이 PGA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굴욕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두 투어의 합병은 이런 양측의 현실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한 꼼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됐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LIB로 이적한 선수들은 충분한 돈을 벌어서 PGA로 복귀할 수 있는 반면, 지금까지 PGA를 지켜온 선수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합병의 '진짜' 승자는 사우디아라비아입니까?: 더 큰 문제는 합병 후 PGA가 투어 운영을 맡고 있지만 펀드 투자는 전적으로 LIB에 의존하고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물론 이사회는 PGA가 과반수인 CEO를 선임하기로 했지만, 사실 사우디가 공식적으로 글로벌 골프 투어의 선두에 서 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사우디가 진정한 승자라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최종 합병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PGA 선수들의 집단 반발을 완화하고, 미국 정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며, 911 희생자 유족 등 일부 시민들의 비난 여론과 관련 당국의 반독점 조사를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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